심판의 전령 - 23장 – 이름 없는 제보자, 이름을 가진 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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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장 – 이름 없는 제보자, 이름을 가진 죄인들
1. 모니터 불빛 앞의 망설임 – ‘익명’이라는 마지막 방패
늦은 밤,
비가 조금씩 떨어지는 도심.
고층 빌딩 숲 사이,
유리창에 사람 그림자 하나가
작게 일렁이고 있었다.
자산운용사 ○○타워 27층.
문 닫힌 사무실 안에서
한 남자가
혼자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공식 문서 어디에도 남지 않는 사람”**이었다.
회사 출입 기록에는
단지
“사원번호 ○○○번, ○○팀”으로 표기될 뿐인 존재.
그러나
오늘 밤,
그는 자기 이름을
처음으로
손가락 끝에 떠올리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이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는가.
그리고
이 장부의 어느 칸에
내 이름이 들어가야 하는가.
모니터에는
메일함이 떠 있었다.
보낸 편지함 –
어젯밤, 민도윤에게 보낸
익명 제보 메일.
수신함 –
새 메일 하나.
발신자:
윤서연.
제목: 〈성벽 안과 밖〉 관련 독자 메일에 대한 회신.
그는
숨을 한 번 삼키고
메일을 열었다.
“익명으로 제보해 주신 분께.”
“오늘 보내주신 회의록 일부,
잘 받았습니다.”
“이 문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구조를 드러내는지—”
“우리는
시간과 검증을 들여
하나씩 확인하려 합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 구조에서
숫자로만 남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오늘 이 메일을 보낸 순간만큼은—”
“이름 없는 제보자라는
가장 작은 형태로라도
‘책임’의 편에 서기로
선택하셨습니다.”
메일 마지막에는
짧은 문장이 하나 더 있었다.
“언젠가
당신이 원한다면—”
“익명이 아니라
이름으로
인터뷰하실 날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기록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남자는
의자 등받이에
천천히 몸을 기댔다.
눈꺼풀이
뜨겁게 시렸다.
이름으로…
나는
이름으로
여기에 서 본 적이 있었나.
회사에서
그의 이름은
결재라인 맨 아래에
작게 찍히는 글자였다.
집에서는
대출과 생활비와
양가의 기대가
한꺼번에 얹힌 이름이었다.
뉴스에서는
한 번도 불리지 않은 이름.
오직
자기만 알고 있는 이름.
“···나는
비겁한 사람입니다.”
그는
모니터 불빛에 비친
자기 얼굴에게 말했다.
“이 구조에서
수년간
월급을 받아 왔고,
회의록을 정리했고,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단지
‘직접’ 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죄인 명단 바깥에 두고 싶어 했습니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떨렸다.
지금
이 메일 하나로
모든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이 구조의 안쪽에 있다.
하지만—
그는
새 메일 창을 열었다.
발신인:
익명 이메일 계정.
수신인:
윤서연.
제목: 두 번째 문서.
“어제 보낸 문서 외에
더 깊은 층위의 회의록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각 계층이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회피하도록
설계되어 있는지,
사례와 수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기사화할 경우—”
그는
잠시 타자를 멈췄다.
“아마
제 회사와
저 자신에게도
상당한 반작용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내는 이유는—”
손가락이
다시 움직였다.
“정○○ 사태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사람의 목숨을
‘법적 리스크’와
‘사회적 비난 가능성’으로만 계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메일 하단.
“저는
아직
이름을 걸 용기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제 이름으로
서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
저를
‘이름 없는 제보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증언자’로
불러 주십시오.”
그는
‘첨부파일 추가’를 클릭했다.
폴더 속
파일 이름들이
차례로 떠올랐다.
-
“Risk_Dispersion_Internal_Meeting_3.hwp”
-
“Liability_Structure_Detailed_2025Q3.pptx”
-
“Legal_Opinion_Internal_Use_Only.pdf”
그는
세 파일을 선택해
메일에 붙였다.
마지막으로
커서를 ‘보내기’ 버튼 위에 올렸다.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여기서
취소해도 된다.
이번에도
그냥
‘용기를 내려고 했던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죄는
하려다 말았을 때
사라지지만,”
“책임은
하려다 말았을 때
더 무거워집니다.”
그 말을
누가 대신해 준 건 아니었다.
그의 마음 한가운데서
조용히 떠오른 문장이었다.
손가락이
‘보내기’를 눌렀다.
메일이 전송되었다.
모니터 우측 하단에
“전송 완료”라는 작은 알림이 떴다.
그 순간,
어딘가
보이지 않는 장부 한 페이지에
새 줄이 하나
적히고 있었다.
2. 진정서의 후폭풍 – 감옥 안에서 벌어지는 작은 심판
며칠 뒤,
교도소 작업장.
정준호가
작업대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예전보다
조금 더 안전한 거리가 유지되고 있었다.
덩치 큰 수용자
**“강철우”**는
작업장 반대편
다른 줄로 옮겨졌다.
작업장이 시작되기 전,
교도관이 말했다.
“최근
폭력 사건 관련
진정이 접수되어
조사 중이다.”
“누가 누구를 때렸든,
앞으로 비슷한 일 생기면—”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관련 인원 전원
징벌 방으로 보낸다.”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복잡하게 따지지 않는다.”
“그러니
다들
알아서 조심해.”
말은
그랬지만,
작업장 공기의 중심에는
묘한 긴장 하나가
자리 잡고 있었다.
– “누가 진정 넣었대?”
– “회장님이래.”
– “그럼
앞으로 폭력 쓰려면
더 조용히 써야겠네.”
소문은
늘
양날이었다.
한쪽에서는
폭력이 줄어들 수 있고,
다른 쪽에서는
그 폭력이
더 깊은 곳으로 숨어들 수도 있었다.
정○○는
조용히 작업대 앞에 앉아
부품을 맞추고 있었다.
옆자리 수용자가
작게 물었다.
“…후회 안 하십니까.”
“진정서 쓴 거요.”
정○○가
작업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후회합니다.”
옆자리 수용자가
놀란 눈으로 그를 봤다.
“정말요?”
“그럼
왜…”
정○○는
잠시 생각하다가
작게 웃었다.
“후회라는 건—”
“어느 쪽을 선택하든
남는 법이니까요.”
“진정을 안 썼다면
‘왜 쓰지 않았나’ 하고 후회했을 것이고,
썼으니
‘왜 썼나’ 하고 후회하는 겁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는
손에 쥔 작은 나사를
작업대 위에 내려놓았다.
“이번 후회는
적어도
누군가의
아픈 곳 말고,
폭력의 손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때,
반대편 줄에서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났다.
강철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마시러 가는 척
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둘의 눈이
잠시 마주쳤다.
강철우의 입술이
느리게 움직였다.
“끝난 줄 알아요?”
입 모양만으로
내뱉어진 말.
정○○는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그의 입술을 따라 읽었다.
“나도 그쪽 같습니다.”
“당신이
사람을 치는 방식은
끝난 줄 알았겠지만—”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강철우를 바라봤다.
“이제는
글로 때리는 사람들,
기록으로 심판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있습니다.”
말은
소리로 나오지 않았으나,
둘 사이에는
분명한 대화가
오갔다.
교도관이
그들의 시선을 눈치채고 말했다.
“거기!
작업에 집중해.”
작업장은
다시
부품 부딪히는 소리와
숨소리만 남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작업장 안에서
눈에 띄는 폭력은
뚜렷하게 줄었다.
단지
이유는
단 하나였다.
누군가가
처음으로
‘맞는 사람 편에서’
글을 썼기 때문.
그 글이
진정서든,
장부든,
판결문이든—
형태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3. 회의실의 새로운 지도 – 감옥과 금융, 병원과 회의실이 한 장에
한편,
윤 서연의 작은 회의실.
화이트보드에는
기묘한 지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원과 선,
화살표와 메모들이
뒤엉킨 복잡한 그림.
하지만
그 중심에는
짧은 한 줄이 있었다.
“어디에서
사람이 숫자로 바뀌는가.”
한 지우가
화이트보드 앞에서
펜을 들고 설명했다.
“여기,
감옥.”
그는
작게 동그라미를 그렸다.
“정○○,
작업장 폭력 진정 사건.”
“여기에는
‘누가 맞아도 되는지’를 정하던
내부 비공식 장부가 있었죠.”
“이제
그 장부에
작은 균열이 생겼습니다.”
다음,
조금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원.
“여기,
자산운용사.”
“Post-Justice Era Impact Fund,
그리고
방금 도착한
두 번째 내부 회의록.”
서연이
회의록 일부를 들어 보였다.
거기에는
이런 문장들이 있었다.
“법적으로 책임을 분산하는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도덕적 비난은 일정 부분 감수하되,
실질적인 제재 가능성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한다.”
지우가 말했다.
“감옥 안에서는
사람의 몸이 맞고,
회사 안에서는
사람의 이름이 지워집니다.”
“둘 다
구조가 하는 일입니다.”
화이트보드 위,
두 원 사이를
굵은 선이 이었다.
서연이
그 선 위에
짧게 적었다.
“장부.”
“숫자와 이름이
서로 바뀌는 경계.”
다른 기자가 물었다.
“이걸
어떻게 기사로 풀죠?”
“한쪽은
교도소,
한쪽은
금융회사.”
“너무 다른 세계인데…”
서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둘은
아주 비슷합니다.”
그녀는
화이트보드에
세 번째 원을 그렸다.
“여기,
병원과 요양원.”
“정○○ 사태의
첫 현장.”
“거기서도
장부는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 ‘어디까지
사람을 줄여도
이 시스템이 굴러가는가.’ ”
세 개의 원이
보드 위에 놓였다.
-
감옥,
-
금융,
-
병원.
그 사이를 잇는 선마다
작은 메모가 붙었다.
“인력표”
“리스크 관리”
“책임 분산”
“폭력의 허용치”
지우가 말했다.
“〈성벽 안과 밖〉 2화는
이 세 원의 교차점을 다루죠.”
“탈옥수 이야기도,
영웅 서사도 아닙니다.”
“단지—”
그는
마지막으로
중앙에 작은 원을 그렸다.
“여기,
‘이름 없는 제보자’.”
“그 사람은
감옥에도,
금융에도,
병원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자기 이름을
어디에도 걸지 못하지만—”
“처음으로
숫자에서
한 발짝 나와 보려는 사람.”
서연이
그 작은 원에
한 글자를 적었다.
“나.”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어쩌면
이 시리즈를 읽는 사람들 중
누군가는—”
“오늘 밤
이 글자를
자기 얼굴에 대입해 볼지도 모릅니다.”
“ ‘나도
이 구조의 안쪽에 있다.’ ”
4. 이름 없는 자의 선택 – 삭제와 전송 사이
다시
자산운용사 ○○타워 27층.
익명 제보자는
책상 위에 엎드렸다가
다시 일어났다.
메일 전송 후
몇 시간이 지났지만,
심장은
아직도
조금 빠르게 뛰고 있었다.
사내 메신저에는
오늘자 사내 공지가 올라와 있었다.
“[공지] 최근
당사 관련 기사 증가에 따른
보안 및 대외 커뮤니케이션 유의사항”
“– 외부 언론 및 미디어와의 접촉 금지”
“– 사내 문서를 외부로 유출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음”
“– 기밀 유지 서약서 내용 상기 바람”
공지를 읽던 동료 하나가
중얼거렸다.
“야,
요즘 신문에
우리 쪽 자산운용 얘기 자주 나오더라.”
“또
‘구조’ 어쩌고 하는 기사…”
다른 동료가 말했다.
“그냥
예전 정○○ 그룹 때처럼
한 놈 크게 걸려주고 끝나면 좋겠다.”
“괜히
구조 전체 건드리다가—”
그는
손을 내저었다.
“우리 월급까지
위험해지면 곤란하지.”
익명 제보자는
그 말에
고개를 숙였다.
그래.
나도
같은 생각을 해 왔다.
‘내 월급, 내 삶’이
위태로워지지 않는 선에서만
정의를 꿈꾸고 싶었다.
그때
노트북 화면 한쪽에
새 메일 알림이 떴다.
“수신: 익명 계정”
“발신: 윤 서연”
그는
황급히 알림창을 눌렀다.
“두 번째 문서,
잘 받았습니다.”
“이 문서의 의미를
저희 나름대로 해석해 보자면—”
메일에는
짧은 분석이
이어지고 있었다.
-
특정 계약 구조에서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지, -
소송이 발생했을 때
어떤 순서로 책임이 분산되는지, -
‘대체 불가능한 피해자’가
어디에서 생길 수 있는지.
마지막 문장.
“당신은
지금도
스스로를 ‘비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을—”
“ ‘구조의 한가운데서
조용히 방향을 바꾸려 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겠습니다.”
그는
한참 동안
모니터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책상 서랍 안에는
최근 회사에서 다시 서명받은
기밀 유지 서약서가
깔끔하게 들어 있었다.
그는
서랍을 열어
서약서를 꺼내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갔다.
“본인은
재직 중 및 퇴사 후에도
사내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감수합니다.”
법은
이런 서약서를 통해
구조를 지킨다.
하지만
누가
‘사람의 이름과 생명’에 대한 서약서를
먼저 읽게 해 줄 것인가.
그는
서약서를
다시 서랍 속에 넣었다.
이번에는
서랍을 잠그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익명입니다.”
“하지만—”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언젠가
내 이름을
누군가의 장부에
죄인이 아니라
증언자로 올리는 날이 온다면—”
“그때
오늘 이 밤을
떠올릴 겁니다.”
5. 전령의 장부 – ‘익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
어딘가,
도시의 불빛과
교도소의 희미한 조명,
두 세계가
한눈에 들어오는 높이.
한 시온이
장부를 펼쳤다.
새 페이지 맨 위에
이름 대신
이렇게 적혀 있었다.
“코드네임: 익명 제보자 A”
그는
펜을 들고
오늘 밤의 기록을
천천히 써 내려갔다.
“A –
장기간
리스크 분산 구조의 말단 설계·정리에 참여.”
“정○○ 사태 이후,
구조의 연속성과 변형을 눈으로 확인.”
“1차 –
내부 회의록 일부를
익명으로 언론에 제보.”
“2차 –
더 깊은 층위의 문서 포함
추가 자료 제보.”
“현재 –
자신의 비겁함을 자각하면서도,
익명으로나마
‘책임’의 편에 서려는 시도 중.”
시온은
잠시 펜을 멈췄다.
이 사람은
아직
‘완성된 양심’도,
‘완성된 죄인’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
스스로를
숫자에서 이름으로
옮기려 하는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장부 옆 페이지.
**정○○**의 이름 아래에도
새 줄이 추가되고 있었다.
“감옥 작업장 폭력 사건 이후—”
“내부 폭력이
눈에 띄게 줄어듦.”
“원인 –
진정서 접수 및
간접적 경고 효과.”
“정○○ 본인은
선택에 대한 후회를 토로하지만,
그 후회는
구조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 구조를 향한 방향으로
일부 전환됨.”
시온은
작게 웃었다.
“재미있군요.”
“하나는
감옥 안에서,
하나는
유리 빌딩 안에서—”
“둘 다
자기 장부를
조금씩 수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장부 아래쪽
여백에 이렇게 적었다.
“심판은
칼날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심판은
한 사람의 펜끝에서 시작되고,
어떤 심판은
한 사람의 후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둘이 합쳐질 때—”
“도시 전체가
조금씩 방향을 틀기 시작한다.”
장부를 덮으며
시온은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을 들었다.
어디선가
밤 근무를 마친 간병인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어디선가
작업장 소등 후
수용자들이
잠을 청하고 있었고,
어디선가
한 기자가
새 기사 제목을 고민하며
커서를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익명 제보자가
서랍을 잠그지 않은 채
마지막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모든 발걸음 위에
하나의 문장이
작게 떠 있었다.
“이름 없는 자들이
언젠가
이름을 갖게 될 때—”
“이 도시는
전령의 칼 없이도
조금씩
스스로를 심판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아직
어느 장부에도 적히지 않았다.
하지만
전령은
다음 페이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24장 –
드러난 이름,
드러나지 않은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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