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전령 -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1. 수사실, 버려진 하수인의 둘째 선택 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창문 없는 조사실. 벽은 흰색이었지만, 오래된 형광등 불빛에 어딘가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테이블 한가운데 종이컵 두 개. 한쪽은 미지근한 물이 반쯤, 다른 쪽은 손도 대지 않은 채였다. 이 재문은 둘 다 마시지 않고 앞에 놓인 서류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평생이 걸린 것도 아니고, 하루가 걸린 것도 아니지. 그는 머릿속으로 시간을 되짚었다. 경찰 학교, 정보과, 퇴직, 컨설팅 회사, 의원실과의 계약, 그리고 문화센터 계단. 문이 열렸다. 수척한 얼굴의 검사가 서류철을 들고 들어왔다. 뒤에는 회사에서 선임했다는 변호사가 조용히 따라 들어왔다. “피의자 이 재문 씨.” 검사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오늘은 공식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변호인 입회하에.”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술하시기 전에 몇 가지 사항만 기억해 주십시오. 지금 단계에서 위쪽 이름을 먼저 꺼내는 것은 이 재문 씨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조언인 척했지만, 사실은 경고에 가까웠다. 검사가 서류를 펼쳤다. “우선 가방 안에서 나온 문서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는 프린트물을 이 재문 앞으로 밀었다. “전령 팬덤 폭력 연출 매뉴얼, 이른바 ‘여론 관리 플랜’ 문서입니다.” 이 재문은 문서를 보지도 않은 듯 눈을 감았다. “당신 서명이 맨 아래에 있습니다.” 검사가 말했다. “문제는 그 위에 적힌 내용입니다.” 그는 한 줄을 짚었다. “목표: ‘도시의 전령’ 괴담 관련 과격 팬덤 이미지 형성, 향후 ‘괴담·가짜뉴스 방지법’ 추진의 사회적 명분 확보.” 검사는 시선을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이 문서, 누가 만들라고 했습니까.” 변호사가 가볍게 손을 들었다. “지금 단계에...

제24장 – 칼날의 법정 (Episode 3 – The Judge’s Shadow – Chapter 24: The Court of Blades)



제24장 – 칼날의 법정

(Episode 3 – The Judge’s Shadow – Chapter 24: The Court of Blades)

비 내리는 밤이었다. 고요하지만 묘하게 불길한 기운이 도심에 드리웠다. 루크는 회색 레인코트를 입은 채, 브루클린의 오래된 빌딩 지하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곳은 언젠가 비밀 법정으로 쓰였던 곳. 이제는 심판자의 법정으로 탈바꿈했다.

오늘의 대상은 판사 엘리사 모건. 그녀는 법의 심장부에서 수많은 불의에 눈감았다. 성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부패 정치인의 증거를 ‘증거불충분’이라며 묵살했다. 그녀의 법정은 정의가 아닌 권력의 보호막이었다.

루크는 어둠 속에서 기다렸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엘리사가 두 남성에게 양팔이 잡힌 채 끌려 들어왔다. 눈에는 안대를 썼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 있었다.

루크는 천천히 다가가며 말했다.

“엘리사 판사, 기억하십니까? 당신의 법정에서 울던 피해자들의 얼굴을. 당신은 그들의 고통을 외면했지.”

엘리사는 발버둥쳤다. 루크는 그녀 앞에 검은 서류 하나를 펼쳤다. 그 안에는 그녀가 무시한 사건 목록과 피해자들의 사진이 있었다.

“법으로는 당신을 건드릴 수 없었어. 하지만 여긴... 달라.”

철제 의자에 묶인 그녀 앞에서, 루크는 검은 천을 벗겼다. 그 아래엔 작은 재판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청중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벽에는 피해자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걸려 있었다.

"배심원은 그들이야. 판결은 내려졌어."

루크는 천천히 도끼를 들었다. 칼날이 촛불 아래서 빛났다.

심판이 시작되었다.

It was a rainy night. A strange, unsettling stillness had settled over the city. Dressed in a gray raincoat, Luke descended into the basement of an old Brooklyn building—once a secret courtroom, now repurposed into his personal court of judgment.

Tonight’s target: Judge Elisa Morgan. From behind the gavel, she had turned a blind eye to monstrous crimes. Rapists had walked free. Corrupt politicians were declared “innocent due to lack of evidence.” Her court had become a fortress shielding the powerful, not a temple of justice.

Luke waited in the darkness.

Soon, the door creaked open. Elisa was dragged in, each arm gripped by a silent man. Her eyes were blindfolded. A gag muffled her breath.

Luke stepped forward.

“Judge Morgan,” he said, calm and cold. “Do you remember their faces? The ones who cried in your courtroom while you looked away?”

She struggled against the restraints. Luke placed a black folder in front of her. Inside were names, photographs—victims of the cases she ignored.

“The law couldn’t touch you. But here… this is different.”

He removed the blindfold.

Before her was a miniature courtroom, meticulously arranged. Empty benches. No audience. Only the walls bore silent witnesses: the faces of her victims, one by one.

“They are the jury. The verdict has been delivered.”

Luke slowly lifted the axe. Its blade glinted under candlelight.

Judgment had be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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