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전령 -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1. 수사실, 버려진 하수인의 둘째 선택 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창문 없는 조사실. 벽은 흰색이었지만, 오래된 형광등 불빛에 어딘가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테이블 한가운데 종이컵 두 개. 한쪽은 미지근한 물이 반쯤, 다른 쪽은 손도 대지 않은 채였다. 이 재문은 둘 다 마시지 않고 앞에 놓인 서류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평생이 걸린 것도 아니고, 하루가 걸린 것도 아니지. 그는 머릿속으로 시간을 되짚었다. 경찰 학교, 정보과, 퇴직, 컨설팅 회사, 의원실과의 계약, 그리고 문화센터 계단. 문이 열렸다. 수척한 얼굴의 검사가 서류철을 들고 들어왔다. 뒤에는 회사에서 선임했다는 변호사가 조용히 따라 들어왔다. “피의자 이 재문 씨.” 검사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오늘은 공식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변호인 입회하에.”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술하시기 전에 몇 가지 사항만 기억해 주십시오. 지금 단계에서 위쪽 이름을 먼저 꺼내는 것은 이 재문 씨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조언인 척했지만, 사실은 경고에 가까웠다. 검사가 서류를 펼쳤다. “우선 가방 안에서 나온 문서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는 프린트물을 이 재문 앞으로 밀었다. “전령 팬덤 폭력 연출 매뉴얼, 이른바 ‘여론 관리 플랜’ 문서입니다.” 이 재문은 문서를 보지도 않은 듯 눈을 감았다. “당신 서명이 맨 아래에 있습니다.” 검사가 말했다. “문제는 그 위에 적힌 내용입니다.” 그는 한 줄을 짚었다. “목표: ‘도시의 전령’ 괴담 관련 과격 팬덤 이미지 형성, 향후 ‘괴담·가짜뉴스 방지법’ 추진의 사회적 명분 확보.” 검사는 시선을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이 문서, 누가 만들라고 했습니까.” 변호사가 가볍게 손을 들었다. “지금 단계에...

Episode 3 – A New Awakening 제9장 – 첫 번째 재판 / Chapter 9 – The First Trial


《에피소드 3 – 새로운 각성 / Episode 3 – A New Awakening
제9장 – 첫 번째 재판 / Chapter 9 – The First Trial

워싱턴 D.C. 외곽,
나무들 사이에 숨겨진 고급 저택.
리처드 베인스는 그 안에서
위스키를 홀짝이며 거만하게 웃고 있었다.

On the outskirts of Washington D.C.,
a luxury mansion hidden among the trees.
Inside, Richard Baines sipped whiskey,
his smirk laced with arrogance.

그는 여전히
자신이 세상의 꼭대기에 있다고 믿었다.

He still believed
he was untouchable—at the top of the world.

그러나 그가 모르는 한 가지.
그의 창고 뒤편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But there was one thing he didn’t know.
A man stood in the darkness
behind the mansion’s storage shed.

루크였다.

It was Luke.

그의 눈빛은 차갑고도 고요했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운명을 향한 자의 것이었다.

His gaze was cold, serene.
And his footsteps
belonged to a man walking toward destiny.

루크는 소리 없이 벽을 타고 올라
2층 서재 창문을 열었다.

Luke climbed the outer wall silently
and slipped through the second-floor study window.

그림자가 그의 손가락 끝을 따라 움직이며
자물쇠를 녹여버렸다.

The shadow moved along his fingertips,
melting the lock clean.

서재 안엔
리처드의 범죄를 기록한
비밀 USB와 일기장이 숨겨져 있었다.

Inside the study,
a hidden USB and diary held records
of Richard’s crimes.

루크는 그것을 챙기고
조용히 집안을 내려갔다.

Luke pocketed them
and made his way quietly downstairs.

거실에서
리처드는 소파에 누워있었다.
루크는 그 앞에 조용히 섰다.

In the living room,
Richard lounged on the sofa.
Luke stood before him silently.

“누구야, 넌?”

“Who the hell are you?”

루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빛났다.

Luke slowly raised his head.
His eyes glowed in the dark.

“나는… 네가 피할 수 없던
심판이다.”

“I am…
the judgment you couldn’t escape.”

루크의 그림자가 리처드를 덮쳤다.
비명이 터졌다.
살점이 찢기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밤을 가르렀다.

Luke’s shadow engulfed Richard.
Screams erupted.
Flesh was torn,
bones shattered—ripping the silence of night.

그러나 주변의 아무도
그 비명을 듣지 못했다.
그림자가
소리를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But no one nearby
heard the scream.
The shadow
had devoured sound itself.

벽에 새겨진 마지막 글자.
피로 써진 세 글자였다.

Three words were etched into the wall,
written in blood.

“Justice is served.”

그날 밤,
세상은 또 하나의
‘심판되지 않은 자’가 사라졌음을
모른 채 넘어갔다.

That night,
the world moved on,
unaware that another unpunished soul
had vanished into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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