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전령 -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1. 수사실, 버려진 하수인의 둘째 선택 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창문 없는 조사실. 벽은 흰색이었지만, 오래된 형광등 불빛에 어딘가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테이블 한가운데 종이컵 두 개. 한쪽은 미지근한 물이 반쯤, 다른 쪽은 손도 대지 않은 채였다. 이 재문은 둘 다 마시지 않고 앞에 놓인 서류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평생이 걸린 것도 아니고, 하루가 걸린 것도 아니지. 그는 머릿속으로 시간을 되짚었다. 경찰 학교, 정보과, 퇴직, 컨설팅 회사, 의원실과의 계약, 그리고 문화센터 계단. 문이 열렸다. 수척한 얼굴의 검사가 서류철을 들고 들어왔다. 뒤에는 회사에서 선임했다는 변호사가 조용히 따라 들어왔다. “피의자 이 재문 씨.” 검사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오늘은 공식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변호인 입회하에.”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술하시기 전에 몇 가지 사항만 기억해 주십시오. 지금 단계에서 위쪽 이름을 먼저 꺼내는 것은 이 재문 씨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조언인 척했지만, 사실은 경고에 가까웠다. 검사가 서류를 펼쳤다. “우선 가방 안에서 나온 문서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는 프린트물을 이 재문 앞으로 밀었다. “전령 팬덤 폭력 연출 매뉴얼, 이른바 ‘여론 관리 플랜’ 문서입니다.” 이 재문은 문서를 보지도 않은 듯 눈을 감았다. “당신 서명이 맨 아래에 있습니다.” 검사가 말했다. “문제는 그 위에 적힌 내용입니다.” 그는 한 줄을 짚었다. “목표: ‘도시의 전령’ 괴담 관련 과격 팬덤 이미지 형성, 향후 ‘괴담·가짜뉴스 방지법’ 추진의 사회적 명분 확보.” 검사는 시선을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이 문서, 누가 만들라고 했습니까.” 변호사가 가볍게 손을 들었다. “지금 단계에...

제8장 – 악의 탄생 Chapter 8 – Birth of Evil


에피소드 2 – 심판자의 그림자 / Episode 2 – The Judge’s Shadow》

제8장 – 악의 탄생
Chapter 8 – Birth of Evil

밤이 깊었다.
그리고 그 밤 속에서,
무언가가 태어났다.

Night had deepened.
And within that darkness,
something was born.

시카고 외곽의 폐철도 구간.
폐허가 된 터널 안,
에즈라 로크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주변엔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허공은 떨리고 있었다.

Abandoned railway outskirts of Chicago.
Inside a ruined tunnel,
Ezra Rourke knelt.
Black mist spiraled around him,
and the air itself trembled.

“그가 균열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그가 속삭였다.
“심판자와 그림자의 틈,
그곳에서… 새로운 존재가 자라나고 있다.”

“He cannot withstand the fracture,”
he whispered.
“Between the Judge and the Shadow,
a new being… is growing.”

그 순간, 땅이 흔들렸다.
터널의 벽이 쩍 갈라졌고,
그 안에서
사람 형체를 한 그림자가
천천히 일어났다.

At that moment, the ground shook.
The tunnel wall cracked open,
and from within,
a shadow in the shape of a man
rose slowly.

그것은 루크의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눈은 붉었고,
몸은 검고 흐릿한 안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It wore Luke’s face,
but its eyes were crimson,
and its body was formed of swirling black mist.

에즈라는 그 앞에 고개를 숙였다.
“당신이 오시리라 믿었습니다.”
그는 중얼거렸다.
“세 번째… 심판자시여.”

Ezra bowed before it.
“I believed you would come,”
he murmured.
“O third… Judge.”

그림자 존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내려다보았다.

The shadowed figure
slowly turned its head
and looked down at him.

“나는 심판이 아니다.”
“I am not Judgment.”

“나는… 결말이다.”
“I am… the end.”

그 말과 함께
터널의 모든 빛이 꺼졌다.
어둠만이 남았다.

With those words,
every light in the tunnel died.
Only darkness remained.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루크는
꿈속에서 그 존재의 눈을 마주쳤다.

And in that exact moment—
Luke
met its eyes in a dream.

그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존재는
그저 그를 보고 있었다.
마치
그의 자리를 대체하겠다는 듯이.

He couldn’t speak a word.
The entity simply stared at him.
As if
it was preparing
to replace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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