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전령 -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8장 – 성벽 안쪽에서 일어난 첫 균열 1. 수사실, 버려진 하수인의 둘째 선택 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창문 없는 조사실. 벽은 흰색이었지만, 오래된 형광등 불빛에 어딘가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테이블 한가운데 종이컵 두 개. 한쪽은 미지근한 물이 반쯤, 다른 쪽은 손도 대지 않은 채였다. 이 재문은 둘 다 마시지 않고 앞에 놓인 서류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평생이 걸린 것도 아니고, 하루가 걸린 것도 아니지. 그는 머릿속으로 시간을 되짚었다. 경찰 학교, 정보과, 퇴직, 컨설팅 회사, 의원실과의 계약, 그리고 문화센터 계단. 문이 열렸다. 수척한 얼굴의 검사가 서류철을 들고 들어왔다. 뒤에는 회사에서 선임했다는 변호사가 조용히 따라 들어왔다. “피의자 이 재문 씨.” 검사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오늘은 공식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변호인 입회하에.”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술하시기 전에 몇 가지 사항만 기억해 주십시오. 지금 단계에서 위쪽 이름을 먼저 꺼내는 것은 이 재문 씨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조언인 척했지만, 사실은 경고에 가까웠다. 검사가 서류를 펼쳤다. “우선 가방 안에서 나온 문서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는 프린트물을 이 재문 앞으로 밀었다. “전령 팬덤 폭력 연출 매뉴얼, 이른바 ‘여론 관리 플랜’ 문서입니다.” 이 재문은 문서를 보지도 않은 듯 눈을 감았다. “당신 서명이 맨 아래에 있습니다.” 검사가 말했다. “문제는 그 위에 적힌 내용입니다.” 그는 한 줄을 짚었다. “목표: ‘도시의 전령’ 괴담 관련 과격 팬덤 이미지 형성, 향후 ‘괴담·가짜뉴스 방지법’ 추진의 사회적 명분 확보.” 검사는 시선을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이 문서, 누가 만들라고 했습니까.” 변호사가 가볍게 손을 들었다. “지금 단계에...

제19장 – 복수를 원하는 자 Chapter 19 – The One Who Seeks Revenge



에피소드 2 – 심판자의 그림자》 / Episode 2 – The Judge’s Shadow

제19장 – 복수를 원하는 자
Chapter 19 – The One Who Seeks Revenge

그의 이름은 잭 라이언.
나이 열여섯.
기억 속 마지막 생일은
누나가 살해당한 날과 겹쳐 있었다.

His name was Jack Ryan.
Age: sixteen.
His last birthday
was the same day his sister was murdered.

“그 남자는 풀려났어요.”
잭은 떨리는 손으로 쓴 메시지를
어딘가로 보냈다.

“He walked free.”
Jack, with trembling fingers,
sent a message—
to someone… or something.

그 메시지에는 사진 한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피 묻은 문고리.
죽은 누나의 손톱이 긁힌 흔적.

Attached to the message
was a photo of a bloodstained doorknob.
And a deep scratch—
his sister’s final resistance.

“그는 웃고 있어요.”
“그가 풀려나서… 매일 동네를 걷고 있어요.”

“He smiles.”
“He walks through our street every day now.”

“제발… 그를 심판해 주세요.”
“Please… Judge him.”

그 메시지는 도시에 떠도는 하나의 신호와 닿았다.
도시의 어두운 신경망처럼 퍼져 있는
‘그림자 통로’의 한 점으로 흘러들어갔다.

The message entered the city’s hidden network—
a nervous system of shadows.
And flowed toward one point.

그날 밤,
루크는 그것을 받았다.
그림자가 스스로 화면을 켰고,
잭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That night,
Luke received it.
The shadow turned on the screen itself—
and showed Jack’s face.

“그가 날 찾고 있어.”
루크는 중얼였다.

“He’s looking for me,”
Luke whispered.

나오미는 그를 지켜보며 말했다.
“이제… 너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Naomi watched him.
“Seems like there’s no one left
who doesn’t want you now.”

루크는 묵묵히 말했다.
“이건… 시작이다.”

Luke replied quietly.
“This is the beginning.”

“그림자여,
의뢰를 받았다.”

“Shadow,”
he said.
“We’ve been h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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